대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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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lto:ibyhn@hanmail.net

거창고등학교 졸업
감리교신학대학 졸업 
전주대학교 선교신학대학원 졸업

저서 <변화의 씨앗> 

        <이제 내 손을  힘있게 하옵소서> 

 

 <언론에 소개된 백용현 목사>

목회현장탐방

자신을 위해 가장 많이 기도하는 목사

거창 대동교회 백용현 목사를 찾아서

기독교세계부장 손인선 목사

    먼 곳으로 여행은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막상 터미널을 나와 낯선 정취 속으로 발을 내딛으면 약간의 고독감이 밀려온다. 익숙지 않은 자연과 사람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 이 외로움이 그다지 싫지 않은 건 새로운 목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대 때문이다. 오늘 만나기로 한 대동교회 백용현 목사의 목회와 삶의 이야기를 어림쳐보며, 이곳 거창이란 이름의 익숙한 의미를 떠올려 본다.

한국동란 시 발생한 양민학살사건의 아픈 기억이 있는 고장이지만, 거창은 원래 세상 풍조를 무조건 따르지 않는 저항의 기질의 땅인 것 같다. 일제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했던 이들이 세운 장로교 고신파의 본산이 바로 이곳이다.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전인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거창고등학교는 더욱 거창을 유명한 곳으로 만들었다.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등등 이 학교의 「직업선택의 십계」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삶에서 벗어나 세상의 가치관에 길들여진 채 넋 없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신앙인의 가슴을 치는 것 같다.

더듬어서 온 18년

백용현 목사는 사순절 금식 중이었다. 지난주에 시작했으니 오늘이 열흘째다. 점심을 권하기에 사양을 했지만, 자꾸 사양하는 것은 손님의 도리가 아닌 듯싶어 자장면을 한 그릇 시켰다. 금식하는 이 앞에서 음식 먹기가 거북스러웠지만, 음식 앞에서 초연하며 자신의 얘기를 천천히 풀어가는 백 목사는 여간 내공이 깊어 보이는 게 아니었다.

거창은 그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거창고등학교를 다니며 신앙을 알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입학했다. 신학을 졸업하고 백 목사는 거창으로 내려왔다. 1990년 1월 다락방을 얻어 그 곳에서 교회를 시작했다. 그리고 18년이 흘렀고, 그간 4번의 장소를 옮긴 후 땅을 마련했고 7년 전 지금의 예배당을 건축했다. 어떻게 18년을 한결같이 목회할 수 있었느냐 물으니 백 목사는, 더듬어서 오늘까지 왔다고 했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갈등하고 있다. 교회들이 계파간의 이해득실로 인한 분규가 계속되고 있다. 백 목사는 이런 모습의 교회를 곧 폭발할 것 같은 화약고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교회에 대한 대안의 교회, 건강한 교회의 상을 마음에 품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진정 이타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떤 의미에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세상적 가치로 볼 때 손해나는 일이다. 삭게오는 예수를 만나 재산이 축났고, 한 청년은 자신이 가진 많은 재산 때문에 고민하면서 돌아갔다. 진리를 따르는 길은 좁은 길이며 험난하다. 이것이 진정 그리스도인의 길이다. 이 길을 힘 있게 선포하며, 바른 신앙을 가르치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라고 생각한 백 목사는, 사람을 모우는 교회 보다는 바로 가르치는 교회를 이루어가기로 했다.

건강한 이 시대의 교회

건강한 교회를 이루기 위해 백 목사는 교육에 초점을 두었다. 교회와 신앙에 대한 바른 이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신앙교육의 지표는 교회에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 필요한 사람을 기르는 것이었다. 한국 교회가 신뢰를 잃은 첫 번째 이유가 신앙인을 하나님이 필요한 세상의 일꾼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교회중심적인 사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교회를 싫어하는 이유도, 교인들이 너무 이기적이란 대답이 많았다.

예배당으로 들어가니 눈에 익숙한 장의자는 없고, 책을 읽거나 필기를 할 수 있는 긴 테이블과 개별의자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강단에는 ‘사순절 새벽기도학교’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십자가만 없었다면 여느 학교 교실에 들어온 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백 목사는 연초 신년부흥회를 열고 일 년 동안 교인들이 공부하고 들어야 할 설교에 대한 개론을 강의한 다음, 주일오후 성서연구와 더불어 설교의 완성도를 높여나간다고 했다. 즉 성서연구도 부흥회도 초점은 설교로 완성되는 것이다. 지금 열리고 있는 사순절 새벽기도회 역시 수업을 하는 학교라고 이름했다. 30쪽이 넘는 교재가 있고, 교재는 강의의 요약과 함께 개인이 성경을 읽고 학습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교인들은 성서를 바르게 공부하게 되고 바른 신앙으로 양육되고 있다. 한번 외치고 끝나는 설교가 아닌, 가르치고 익히고 실천하는 설교는 대동교회 교인들의 교회에 대한 만족도 가운데 으뜸이 되고 있다.

자발적인 봉사와 선교

더욱 성숙한 신앙인으로 양육하기 위해 백 목사는 교회의 모든 선교와 봉사를 자발적 참여로 유도했다. 매주 목요일 지역 노인들을 위해 느티나무 식당을 여는데, 여기에 필요한 봉사자를 미리 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그날 성령의 감동에 따라 나와 봉사하는 이들로 채워지는데 매번 적당한 인원이 참여하여 은혜롭게 봉사하고 있다. 매월 1회 실시하는 의료선교 역시 자원봉사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근 지역을 순회하며 무료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는 의료선교는 인근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대동교회만의 선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인간 의식을 오랫동안 연구했던 데이비드 호킨스란 학자는, 자발성은 매우 높은 의식의 수준이라고 했다. 이 수준에 이르렀을 때 인간은 낙관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으며, 삶에 대한 희망을 품으며, 목적하는 바를 향해 나아갈 의지를 갖는다고 했다. 억지로 하는 신앙은 맹목적이고 두려움으로 가득 찬 수준이며, 숫자는 많아도 힘(power)이 없다. 자발적인 태도가 될 때 우리의 신앙은 한층 성숙해질 수 있으며 긍정적 방향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대동교회가 이런 자발적인 선교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교회의 구성원들의 대부분이 30~40대의 젊은이들이고 의사와 교사 등 지식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개신교회의 정체를 빚어내는 이탈세력이 젊은이들, 남성들, 지식인들의 순이라면 대동교회는 한국 교회의 대안이 아니겠는가, 라는 백 목사의 말에 동의했다.

에고(ego)의 강한 껍질로 인해 쉽게 신앙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식인들을 그리스도로 인도하는 백 목사의 목회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성서를 바탕으로 한 정직한 가르침이 아니겠는가. 사람을 모우기 보다는 바로 가르치는 목회를 향한 18년의 세월이 지식인들의 마음을 열게 했고 기꺼이 그리스도의 신앙으로 스며들게 했음이 분명하다.

백 목사의 건강한 교회를 향한 목회의 다른 모습은 공교회의 개념을 세우기 위해 민주적 논의구조를 세운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교회의 모든 재정은 매월 임원회에서 공개했으며, 여러 가지 교회의 일들을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천국에 가면 감리교인들은 회의하고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회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있지만, 교인들 스스로 결정하고 결정된 의사에 따르는 것은 책임감 있는 신앙인으로 양육할 수 있는 훌륭한 요소다. 공적인 언로가 없을 때 교인들은 끼리끼리 모여 의지를 규합하게 되고 이는 공동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것이 세력화될 때 교회를 갈등의 구조로 몰아넣는다.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는 목회

백 목사는 고등학교 때 신앙을 접했다. 목회자의 가정에서 자란 것도 아니고 집안이 신앙의 가정도 아니었다. 백 목사는 스스로 말하기를, 자신은 길들여진 신앙이 아니었기에 모든 것을 원점에서 생각해야 했고, 이것이 오히려 자신의 신앙과 목회에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그러니깐 어릴적부터 몸에 밴 신앙의 관습 따위가 없었다. 기존 교회가 가지고 있는 틀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그는 교인의 눈높이에서 신앙을 바라보고 목회를 했다. 그의 말마따나 더듬어서 온 목회였다. 그랬기에 낙심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고, 이들에게 다시 신앙의 길을 걷게 하는 기쁨도 많았다. 또한 교회를 멀고 특별한 곳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없애기 위해, 교회의 건물도 친근감 있게 만들었다. 누가 봐도 이웃집 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

  백 목사는 교회의 본질을 ‘선교하는 공동체’로 보았다. 이것이 대동교회의 존재 이유라고 했다. 지방 내 어려운 교회 십여 군데를 돕고 있다. 정기적인 바자회로 자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의료선교와 무료급식으로 지역을 섬기고 있다. 교회는 이런 일들을 통해 교인의 성품과 믿음을 훈련하는 수련장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마치 학교와 같다. 일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배우고 느낀다. 그리고 종당엔 ‘학교 다녀왔습니다.’하는 아이의 모습이 되어 대문을 열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거다. 대동교회의 선교는 자발적이기에 교인들의 성품을 고양시키고 신앙을 바르게 훈련하는 과정이 되고 있어, 이들이 세상이란 학교를 졸업하고 하늘나라로 돌아갈 때 기쁜 마음으로 대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교인들로 인해 힘들었던 적이 없었느냐고 물으니 백 목사는, 목사에게 가시와 같은 교인이 자신의 목회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 이유는 그로 인해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민하게 하기 때문이다. 한번은 공개적인 석상에서 한 교인이 백 목사의 설교를 비난했다. 들을 게 없다는 것이었다. 이 도전이 오늘 백 목사를 알찬 설교자로, 그리고 설교를 대동교회의 만족도 일위로 올려놓게 되었다. 때론 저항이 있을 때 안주하지 않게 되며, 작은 것에도 깊이 생각하고, 익숙한 것에 길들여지지 않으며, 원점에 서서 신앙을 바라볼 수 있는 자세가 오늘의 백 목사와 대동교회를 이루게 했다.

백 목사가 자신을 위해 가장 많이 기도한다고 했을 때, 나는 한참 생각한 후에 그 뜻이 아주 옳다고 느꼈다. 목회자의 지도력이 진실에서 비롯될 때 교회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기에.

(기독교 세계 200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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